국민연금 리밸런싱 허용범위, 목표비중 ±5%p로 이탈 폭 직접 재기

월배 편집 · 2026.11.01 · 본문 숫자 기준 2026.10.15
3줄 요약
  • 2월 말 국내주식 24.5%, 합산 상단 19.9%를 넘었다
  • 182조원은 287곳 평가액이라 비중 계산과 대상이 다르다
  • 5월에 넓힌 허용범위 폭은 비공개, 연말 재점검이 남았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허용범위, 목표비중 ±5%p로 이탈 폭 직접 재기

10월 28일 박수영 의원의 기자회견에도, 11월 1일 안철수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도 같은 숫자가 나왔다. 국민연금 '182조원'. 리밸런싱 유예 논쟁 한가운데 놓인 숫자지만, 정작 이것은 주식 평가액이다. 리밸런싱 규칙은 금액이 아니라 비중으로 움직인다.

규칙이 지켜졌는지 따지는 데 필요한 숫자는 따로 있다. 목표비중, 허용범위, 그리고 같은 날의 실제 비중. 셋을 한 줄에 놓으면 '규칙대로라면 팔아야 했나'가 덧셈 한 번으로 나온다. 문제는 공개된 숫자만으로 이 덧셈이 끝까지 되는 날짜가 생각보다 이르다는 점이다.

상단은 '목표 + 3%p + 2%p'로 세운다

국민연금 국내주식의 허용범위는 두 겹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장기 자산배분 기준인 전략적 자산배분(SAA)의 허용범위가 ±3%p, 운용 판단으로 움직이는 전술적 자산배분(TAA)이 ±2%p다. 둘을 합친 ±5%p 안에서는 기계적인 매매 없이 운용해 왔다. 기금운용지침 원문이 아닌 언론 보도 기준의 숫자다.

식은 한 줄이다. 허용 상단 = 목표비중 + SAA 3%p + TAA 2%p. 하단은 같은 폭을 빼면 된다.

1월 26일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4%에서 14.9%로 0.5%p 올렸다. 이 목표를 넣으면 SAA만 쓴 상단은 17.9%, TAA까지 더한 상단은 19.9%다. 노컷뉴스·헤럴드경제가 보도한 2월 말 기준 상단 19.9%와 같은 값이 나오면 식을 제대로 세운 것이다.

흔한 실수는 두 겹을 한 겹으로 읽는 것이다. ±3%p만 대면 상단이 2%p 낮게 잡혀 이탈 폭이 그만큼 커 보인다. 거꾸로 '±5%p'를 SAA 폭으로 읽고 TAA를 또 더하면 상단이 2%p 높아진다.

허용 상단을 세우는 네 단계
허용 상단을 세우는 네 단계

2월 말 24.5%를 기준선 세 개에 대 보기

보도에 따르면 2월 말 국내주식 실제 비중은 24.5%였다. 이 숫자를 어느 선에 대느냐에 따라 이탈 폭이 달라진다.

목표 14.9%와는 9.6%p, SAA 상단 17.9%와는 6.6%p, 합산 상단 19.9%와는 4.6%p 차이다(단순 계산). 기준선을 밝히지 않고 '몇 %p 넘었다'고만 쓰면, 같은 날 같은 비중을 두고 세 가지 숫자가 돌아다닐 수 있다. 기사나 발언에서 이탈 폭을 볼 때 맨 먼저 확인할 것이 이 기준선이다.

24.5%를 기준선 세 개에 대면
24.5%를 기준선 세 개에 대면

규칙대로라면 24.5%는 적어도 19.9% 아래로 내려왔어야 하는 숫자다. 그 매도를 멈춘 것이 1월 26일 같은 회의에서 의결된 국내주식 리밸런싱 한시 유예다. 더팩트 등은 유예 기간을 6월 말까지로 보도했고, 경향신문은 기간을 따로 적지 않은 채 상반기 모니터링 뒤 허용범위를 재검토한다고 전했다.

비중의 분모도 확인해 둘 대목이다. 국내주식 비중은 국내주식 평가액을 기금 전체 자산으로 나눈 값이라, 국내 주가가 다른 자산보다 많이 오르면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비중이 커진다. 2월 말 24.5%가 매수의 결과인지 가격 상승의 결과인지는 이번 보도들만으로 나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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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20.8%로 바뀌면 같은 식은 어떻게 되나

5월 28일 제5차 기금위는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14.9%에서 20.8%로 5.9%p 올리고, 2027년에도 20.8%를 유지하기로 했다. 새 목표는 유예가 끝나는 6월 말부터 적용됐다.

2월 말 비중 24.5%를 새 목표 20.8%에 대 보면 차이는 3.7%p다(단순 계산). SAA ±3%p는 넘지만 기존 합산 ±5%p 안에는 들어간다. 2월 말 비중과 6월 말부터 적용된 목표를 겹친 연습이라 시점은 맞지 않는다. 실제 6월 말 비중은 이번에 확인한 숫자가 없다.

이 연습에서 읽히는 건 목표 상향이 '넘친 비중'의 상당 부분을 기준선 쪽으로 끌어당긴다는 점이다. 유예와 목표 상향이 한 쌍으로 거론되는 이유가 이 산수에 있다. 안철수 의원도 1월의 유예만이 아니라 그 뒤의 목표비중 상향을 함께 문제 삼았다.

계산이 멈추는 곳도 여기다. 같은 5월 28일 회의에서 기금위는 SAA 허용범위를 한시적으로 넓히기로 했지만 확대 폭은 공개하지 않았고, 올해 말 재점검하기로 했다. 그래서 6월 말 이후의 상단은 20.8% + (비공개 폭) + 2%p로만 적을 수 있다. 유예가 끝난 뒤 일일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줄이기로 한 결정도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날짜별로 상단 식에 넣을 값
날짜별로 상단 식에 넣을 값

182조3963억원을 직접 검산하는 법

이제 금액 쪽이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10월 15일 333조5330억원이 됐다.

검산은 세 번이면 된다. 첫째, 515조9293억원에서 333조5330억원을 빼면 182조3963억원이 그대로 나온다. 둘째, 이 감소액을 6월 말 평가액으로 나누면 35.35%다. 보도의 35.3%는 소수 둘째 자리를 버린 값으로 보인다. 셋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 감소액 131조971억원을 전체 감소액으로 나누면 71.88%로, 보도된 71.8%와 같은 방식의 표기다.

감소율을 직접 나누면
감소율을 직접 나누면

나머지 285곳의 몫은 182조3963억원에서 131조971억원을 뺀 51조2992억원이다(단순 계산). 보유 수량이 그대로라면, 두 종목의 주가만 6월 말 수준으로 돌아와도 이 감소액의 70% 넘는 부분이 사라지는 구조다. 이 숫자는 리밸런싱 규칙보다 두 종목의 주가에 훨씬 민감하게 움직인다.

출발 날짜도 대조해 둔다. 이 비교의 시작점인 6월 말은 유예가 끝나고 목표 20.8%가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과 같다. 측정 구간 전체가 유예 기간 밖에 있다.

평가액으로는 비중을 거꾸로 구할 수 없다

이 숫자를 비중 계산과 섞으면 안 되는 이유는 재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287곳은 지분 5% 이상 공시 대상만 묶은 것이라 그보다 적게 들고 있는 종목은 빠진다. 해외주식·채권 같은 다른 자산도 없다. 분모인 기금 전체 자산이 없으니 이 숫자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거꾸로 낼 방법이 없다.

평가액은 주가와 보유 주식 수를 곱한 값이다. 그래서 두 시점 사이의 차이에는 주가 변화와 보유 수량 변화가 함께 들어간다. 이번 보도들에서는 둘을 나눈 숫자를 찾을 수 없었다. 종목별 보유 수량을 보려면 DART에서 국민연금공단이 낸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종목별로 찾아, 두 시점 근처의 보유 주식 수를 비교해야 한다.

손실이냐 아니냐도 이 구분에서 갈린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 182조원은 평가 시점에 따른 주가 총액 차이이며 실현된 운용 손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팔지 않은 주식의 값이 내려간 것이라는 뜻이고, 같은 이유로 주가가 오르면 이 차이도 줄어든다.

평가액 숫자에 들어 있는 것과 빠진 것
평가액 숫자에 들어 있는 것과 빠진 것

'유예하지 않았다면'에 필요한 세 숫자

유예가 옳았는지 재려면 실제 경로와 가상의 경로를 비교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10월 14일 국정감사에서 유예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초과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런 기회비용 추정은 주가·금리·환율과 추정 기간에 민감하다고 함께 밝혔다.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은 유예를 '패착'이라고 비판하며 유예하지 않은 경우를 가정한 자료와 리밸런싱 규칙의 자동화·법제화를 요구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국내주식 비중을 유지하지 않았다면 손실 구간에 들어갈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고, 정 장관은 유예가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을 부인했다. 양쪽 다 방향은 말했지만, 보도된 범위에서 가상 경로의 숫자를 내놓은 쪽은 없다.

독자가 직접 재려면 적어도 세 가지가 필요하다. 유예 기간에 상단을 넘은 비중의 금액, 그 금액을 팔았을 날짜별 가격, 매도 대금이 옮겨 갔을 자산의 같은 기간 수익률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공식 숫자는 첫 번째조차 없다.

같은 식을 내 계좌에 대 보면

규칙 하나가 결과를 얼마나 바꾸는지는 작은 계좌로도 보인다. 계좌 1,000만원, 국내주식 목표 30%, 허용범위 ±5%p라고 가정하자. 국내주식이 올라 380만원(38%)이 되면 상단 35%를 3%p 넘는다.

상단까지만 되돌리면 30만원, 목표까지 되돌리면 80만원을 팔아야 한다(매도 대금은 계좌 안 다른 자산으로 옮긴다고 가정한 단순 계산). 같은 이탈인데 어디까지 되돌리느냐에 따라 매도 금액이 두 배 넘게 벌어진다.

국민연금이 상단까지 되돌리는지 목표까지 되돌리는지는 이번 보도들에 나오지 않는다. 2월 말 비중만으로 '팔아야 했던 금액'을 추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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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할 것

  • 기준선: '몇 %p 초과'가 목표·SAA 상단·합산 상단 중 어디서 잰 값인지
  • 시점: 실제 비중의 날짜와 그때 적용되던 목표비중의 날짜가 같은지
  • 범위: 287곳 평가액인지, 국내주식 전체인지, 기금 전체인지
  • 평가와 실현: 보유 주식 값의 변화인지, 팔아서 확정된 손익인지
  • 회의록: 국감에서 제시된 해석에 따르면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상 기금위 회의록은 4년 뒤 공개되고, 국회 소관 상임위가 요구하면 비공개로 제출해야 한다(조문 전문이 아닌 국감 발언·요약 기준). 1월 26일 회의에 4년을 더하면 박수영 의원이 말한 '2030년까지 봉인'과 같은 해가 나온다. 정 장관은 비공개 방침을 유지했다.
12월 기금위 뒤 채울 빈칸
12월 기금위 뒤 채울 빈칸

마치면서

공개된 숫자로 상단 계산이 끝까지 되는 마지막 시점은 2월 말이다. 그 뒤로 목표는 20.8%로 바뀌었고, 상단 식에는 넓힌 SAA 폭이라는 빈칸이 생겼다. 182조원은 그 칸을 채워 주는 숫자가 아니다. 287곳의 평가액은 규칙을 지켰느냐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주가에 따라 움직이고, 아직 팔지 않은 주식의 값이다.

그래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갈린다. 2월 말 비중이 당시 합산 상단을 넘었다는 건 공개된 숫자로 확인된다. 6월 말 이후 비중이 허용범위 안에 있었는지, 유예가 득이었는지 실이었는지는 아직 어느 쪽도 숫자로 답하지 못했다.

올해 말 재점검에서 넓힌 SAA 폭이 공개되면 '20.8% + □ + 2%p'의 네모가 채워진다. 그 옆에는 같은 날짜의 실제 국내주식 비중이 놓여야 한다. 182조원이 커지든 줄든, 그 두 숫자가 나란히 서기 전까지 6월 말 이후의 규칙 위반 여부는 계산되지 않는다.

출처는 한국일보·KB매일(에프앤가이드 집계 인용)·경향신문·더팩트·아시아경제·노컷뉴스·헤럴드경제·뉴시스·딜사이트·뉴스핌·SBS Biz·파이낸셜뉴스 보도와 국가법령정보센터다. 이탈 폭·감소율 검산·나머지 285곳 몫·2030년은 보도 숫자를 단순 계산한 값이고, 1,000만원 계좌 예시는 계산 연습용 가정 숫자로 실제 값이 아니다. 연금 관련 내용은 단순 정리이며 자문이 아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처

공시·시세로 계산한 정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에요. 글 속 숫자 상자는 사이트 최신 데이터, 본문 숫자는 2026.10.15 기준이에요. 정정 요청은 소개 페이지의 연락처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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